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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일기

나의 에어포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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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송숙희 작가님이 2018년에 글쓰기 카페에 남기신

 '당신에게도 에어포켓이 있지요?"를 읽었다.

작가님의 내용을 요약하면

에어포켓은 배가 뒤집힐 때 미처 빠져나가기 못한 공기가

선내 일부에 갇히는 현상이자

그로 인해 확보된 숨쉴 수 있는 공간이라 한다.

 

즉, 에어포켓은

생명의 공간이자 기적의 공간이다.

 

살아가는 인생의 경험 속에 느닷없이 지뢰가 터지는 경험을 한다.

작가님도 바쁜 업무 위에 어머니의 간병까지 하는 일들을 해야 했다.

물론 아내와 엄마의 역할을 몰라라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원칙이 작가님을 살렸다고 한다.

그 원칙이 에어포켓이다.

 

매일 새벽 에어포켓 속으로 들어가신다.

그곳은 작업실

쓰거나 쓰게 하는 사람으로 살도록

안전하게끔, 정신을 보전해 주는 기적의 공간

언제 그랬냐 싶게, 언제 힘드냐 싶게 

쌩쌩하게 팔팔하게 만드는 장소.

 

#2.

작가님의 에어포켓은

몸과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된다.

작가님은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든,

아무리 바쁘고 경황없어도

가장 중요한 일은 쓰는 일이라고 하신다.

 

그 작업실로 

매일 새벽, 늘 같은 시간에 가신다.

 

엄마와 아내로, 딸로 살아가는 삶이 

만만치 않음에도 

자신이 세운 원칙 아래

몸을 일으키고, 움직이는 것에

많이 놀랬다.

 

늘 바쁜 일상과 예기치 못한 어머니의 간병

여러 일들 속에 어느 하나 소홀 할 수 없는 역할

그 속에 원칙 하나.

그 원칙이 작가님을 살게 하고,

숨 쉬게 하는 원동력이 됨을 알았다.

 

#3.

나의 에어포켓은 뭐지?

나는 그림을 그릴 때

내 속에 가장 깊이 잠기는 순간이다.

그러나 즐겁고 행복한 것만 누린다.

 

내게는 원칙이 없다.

바쁘면 바쁜 대로, 

급하면 급한 대로 

정해진 원칙 없이 시시각각 변하는 시간이

나의 에어포켓이다.

 

그래서 매번 아쉽기도 하고

후회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할 때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새벽 기상이 무너지면서

시간마저도 흐트러지고 있다.

 

나의 에너지가 충전되는 시간의 원칙을 세우자.

새벽을 깨우자.

이 시간을 확보해야 나의 공간에 들어갈 수 있다.

나의 힘의 원천이 여기에 있다.

내 속에 잠든 창조성은 여기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