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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화

아버님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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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일의 탄생화는 패랭이다. 꽃말은 '사모'다.

 

애뜻한 그리움이 사모라 하는데

생전 아버님 생각이 난다.

작년 여름 아버님을 천국을 보내 드리고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그때 중환자실에서 생의 끝자락을

힘겹게 견디시다 가셔서

더 마음이 아팠다.

오늘 이 꽃말에 아버님을 다시 기억하며

그 때 보냈던 편지를 다시 적는다.

 

아버님 안녕하세요. 
매일 아침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셨지요.

아침을 드시기 전 동네 한바퀴 돌고 오시고

식사후에 다시 운동을 즐기시셨지요.

날 좋은 날은 어머니와 산책도 하시고

게이트볼도 치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점심때가 되어 창밖으로 내다보면 

게이트볼 장에서 공을 치시던 아버님을 

손짓하며 부르기도 했었죠. 

늘 건강을 챙기시기에 

저는 아버님이 건강만큼은 자신이 있는 줄 알았어요. 
갑작스런 피부 질환으로 고생을 하시면서

많이 약해지신 것이 이렇게까지 오게 되셨네요. 

희귀병이기는 하지만 치료약이 있는 질병이어서 

시간이 걸릴테지만 나으실 것으로 믿었어요.
피부와 상관없이 찾아온 폐렴으로
아버님이 갑자기 응급실로 가시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희가 
원망스러웠습니다.
단지 병원에 다녀오시리라고만 생각했기에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중환자실에 아버님을 뵈러 갔어도 

저는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자신이 없었어요. 

항상 따스하게 말씀해 주시고, 

혹여나 제가 힘들까, 
불편할까 '얼른가라 '며

재촉하듯 떠밀어 보내셨던 

아버님의 얼굴이 생각났어요. 

그리고 당신의 약한 모습을 자녀들에게 

일절 보이고 싶어하지 않으셨기에 

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버님이 깨어나시면 그 때 뵈려했어요.
인사하면 안될  것 같은 생각에 

남편만 아버님 뵈러 들어갔지요.
병실에서 나온 남편의 얼굴에서 

모든 것을 읽을 수 있었지만
그래도 아버님의 회생을 기다리는 마음이 더 컸답니다.
그래서 기적이라는 단어가 있는거잖아요.
약으로 깊히 잠들어 계셨지만
꿈에서라도. 무의식중에서도
다시 만나길 기도했습니다.
자주 얘기 나누지 못했지만
함께 앉아 계시는 것만으로도
저희들은 행복했어요.
그 행복 조금 더 누리길 바랬었는데....

 

아버님 저희들 보고 계시지요?

예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효도를 대신합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