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탄생화 참나리(호랑이꽃), 꽃말; 나를 사랑해 주세요
정신의학 신문에 실린 <머리가 아닌 마음이 아프다는 신호, 신체화 증상>이라는 제목의
이성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쓰신 글을 읽었다.
미국협회의 보고에 의하면 병원을 찾는 80% 이상의 환자가
마음의 병으로 인해 신체적 질병을 경험한다고 한다.
특히 중년여성과 노인들이 그러하다고 한다.
마음이 정말 힘든데도 그것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할 때,
마음이 몸에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적색신호'로 표현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의식하지 못한 부정적 감정이나 생각들을 '억압'의 형태로
계속 억누르다 보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이 글을 읽으면서 우리의 생활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감출 때가 많음을 느꼈다.
특히 화가 나거나 마음이 불편하면 숨기거나 억눌러야
'그 사람 참 좋은 사람이야'
'그 사람은 화를 잘 내지 않지. 언제나 밝아'
라고 칭찬 또는 평가를 하거나 받게 된다.
모든 사람의 관계에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없으나
그것이 가족과 친구들 관계에서도 미덕인양 비밀스러움으로 덮고 참는다.
'나만 참으면 되지....'
하고 넘어갈 때 그 감정이 해소되지 못하면 몸 안에 독으로 쌓이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한다.
때로는 화내지 않고 받아들이는 이를 오히려 가볍게 여기고 무시하는 경우도 보게 된다.
최근 친구의 직장 생활 속에서 아픔을 보고
'이건 아닙니다'
'이건 제가 맡은 일이 아닙니다'
'할 수 없습니다'
등의 자신의 일의 영역을 확실하게 구분해서 말해야 하는 것을 느꼈다.
모든 말에 '예. 예' 하며 친절을 베풀던 사람을
자신의 말에 무조건 복종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한 것 같다.
결국 마음이 몸을 상하게 만들어 친구는 잠시 휴직계를 내고 쉬는 중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마음의 억눌림이 몸의 증상으로 나타나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지만
잘못된 표출로 인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회적 문제로 야기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전문가를 찾아갈 수 있도록 인식의 변화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나를 포함한 주변을 살펴보니 마음이 아픈 친구들은 스스로 억누르고 자제하기 때문에
쉽게 노출되지 않았다. 그리고 몸이 피곤하다는 이유로 차 한잔 마시자는 권유도 귀찮아했다.
그러니 섭불리 물어보는 것도 조심스러워 기꺼이 친구의 핑계를 받아들였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몸이 피곤해서 못 만나', '지금은 쉬고 싶어'라 말했던 것이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였음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말하는 친구도 자신이 아픈 것을 모르고 그렇게 표현했을 뿐이었다.
친구 자신이 애써 참았던 마음의 고통이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 병원을 찾게 되었고
원인을 알고 안정을 찾는 중이다.
그리고 병원에 다녀온 후에 친구 본인 스스로 '기도해 줘. 나 아파.' 하면서 표현했다.
이후 주말에는 친구와 수다를 위한 만남을 갖는다.
말하기 싫었던 감정과 생각들을 충분히 드러내고 표현하면서
몸의 사이클도 정상으로 회복되는 중이다.
성격상, 예의상 표현하지 못하는 힘든 감정의 골이 깊이 파이기 전
우리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연습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감정의 여러 이유들이 각자가 다르지만 애써 외면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보다는
친구에게라도 민낯의 감정을 표현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이런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가
'나를 사랑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인간 본연의 신호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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