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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화

9월 28일 탄생화 색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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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8일 탄생화 색비름, 꽃말은 애정

 

나는 동물이든 식물이든 키우는 것에 서툴다.

화분을 선물 받아서 나무나 꽃을 키우며

너무 관심을 기울여 물을 주다 뿌리가 썩기도 하고

너무 띄엄띄엄 주의를 기울이다 말라서 보내기도 한다.

더구나 강아지 등 반려동물은 내가 더 무서워하기 때문에 키울 생각을 못한다.

아들이 서울에서 자취를 하면서 혼자서 지내게 됨과 동시에

아들 친구가 취직관계로 중국으로 가는 바람에

아들이 친구가 키우던 고양이를 데리고 와서 키우게  되었다. 

처음에는 내가 꺼려하는 것을 알기에 말없이 키우다가

아들 집에 처음 가게 된 날

'엄마, 놀라지 마세요. 사실 집에 고양이 있어요.'

라고 말했다.

'야! 니......'

하도 기가 막혀 일단 집에 가게 되었는데 

막상 고양이를 보니 마음이 누그러뜨려지는 것은 왜일까?

내가 탁탐치 않게 생각한 것을 아는 것인지 왠지 내 눈치를 보는 것 같았다.

침대 아래로 들어가서는 얼굴도 내비치지 않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아들이 부르니 슬금슬금 기어 나오는 폼새가

'귀찮게 안 하고 잘 지내고 있으니 한번 봐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괜히 내가 먼저 코끝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고 어느새 이야깃거리가 고양이로 옮겨갔다.

참 신기했다.

아들이 혼자 있으면서 많이 외로울 텐데 오히려 있는 게 잘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성격상 친구들과 어울려 돌아다니는 것도 싫어하고

밖으로 다니는 것도 귀찮아하는 것으로 보아

집에서라도 말동무할 친구가 필요할 듯 보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정이 갔다.

이름은 '레옹'

새초롬하면서도 느긋하게 움직이는 모양새가 제법 듬직하다.

아마 아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고 있다고 하니

금세 마음이 바뀌면서 궁금해지는 아이가 되었다.

가끔 전화통화 할 때면  '걔는 잘 있냐?'라고  묻기도 하곤 한다.

이렇듯 싫어하고 꺼려하던 것도 갑자기 애정이 생기는 것으로 보아

내게나 가족에게 유익함을 끼친다면 그리고 그것이 나쁜 것이 아니면

용납이 되고 받아들여질 뿐 아니라 정도 생기는 것 같다.

결국 마음의 문제인 것 같다.

아들에 대한 내 마음이 더 컸기에 비록 내가 꺼려했지만 

그것이 유익하다고 생각하니 새로운 마음으로 고양이를 보게 되었다.

그렇듯 우리의 삶에도 정말 싫어하고 피하고 싶은 사람, 일들이 많다.

하지만 내 마음과 생각을 한번 옮겨 보기로 노력한다면 

다르게 보이고 받아들여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뚜렷한 유익이 오진 않더라고 내가 노력한 자체가

나만의 유익이 아닐까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